[연예][아이유] HEREH ENCORE : THE WINNING 후기

라이브인생        작성일 09-24        조회 587     

0. 올해 3월 체조경기장에서 시작된 HEREH 월드투어는 약 7개월간의 대장정 끝에 지난 주말 서울월드컵경기장 앵콜콘서트에서 마침표를 찍었습니다. 폭염과 폭우가 몰아치는 미친 9월의 날씨속에서 또다시 골든아워의 악몽이 재연되는게 아닌가 걱정이 되었지만 언제 더웠냐는듯 불어오는 시원한 가을바람을 맞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정말 아슬아슬했던게 만약 공연이 이틀만 빨랐다면 첫콘은 폭염, 막콘은 폭우속에서 진행될 뻔 했습니다. 뭐 그것도 나름 추억이 됐으...려나?

1. 아무래도 공연시간에 제한이 있는 야외공연이다 보니 전반적으로 매우 숨가쁘게 진행된 콘서트였습니다. 멘트도 짧게 끊고 게스트도 없이 최대한 밀도 있게 진행하면서 3시간을 꽉꽉 채웠습니다. 마지막곡 홀씨를 기준으로 지난 콘에 비해서 대략 30분 정도를 단축한거 같더라구요. 그런 빡빡한 진행속에서도 이틀내내 흔들림 없는 아이유의 라이브는 참 대단했습니다. 다만 한 30분 정도만 떙겨서 공연을 시작했으면 좀 여유가 있었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네요.

2. 앵콜콘이라 전반적인 셋리스트나 구성은 지난 공연들을 따라갔고 정규 셋리스트에는 없었던 라일락, Bye Summer, Last Fantasy, 비밀이 추가 되었습니다.

라일락은 지난 콘서트 앵앵콜에서 호응이 너무 좋았고 아이유도 굉장히 만족스러워 하는 느낌이라 혹시 이번에 추가되지 않을까 기대를 했는데 정말로 추가가 되었습니다. 하늘하늘 살랑살랑 라일락 특유의 분위기에 의상도 너무 잘어울렸고 소소한 재미를 준 팬이벤트까지 참 예쁜 무대였네요. 라일락은 응원법이 어려운걸로 악명이 높은데 그래도 이젠 어느정도 익숙해진듯 합니다.

아이유의 멋진 일렉기타 연주와 함께 시작된 미공개곡 Bye Summer는 여름과 가을의 경계에서 열린 콘서트의 분위기와 너무 잘 어울리는 노래였습니다. 특히 토콘때는 거짓말처럼 이노래를 부를때만 비가 살짝 내렸는데(저는 2층이라 그냥 연출인줄 알았습니다) 길고 지긋지긋 했던 여름을 시원하게 날려버린 무대였고 빨리 음원으로 만나보고 싶네요. 23일 자정에 깜짝 발매했으면 참 기가막힌 타이밍이었을텐데 좀 아쉽습니다 

Last fantasy와 비밀은 많은 유애나들이 듣고 싶어했지만 오랜 시간 듣지 못한 노래였는데 더 멋진 무대에서 보여주고 싶다던 아이유의 스포대로 5만 관중이 모인 자리에서 웅장한 오케스트라와 드론쇼, 폭죽까지 마치 그동안 못보여준 것에 대한 한풀이를 하는 것처럼 화려한 무대를 선보였습니다. Last fantasy부터 Shopper-비밀-너랑나-Love wins all로 난이도 높은 곡들을 연달아 불렀는데 공연의 하이라이트를 장식하는 멋진 구성이었습니다 아이유는 꽤 힘들었겠만요

3. 토콘은 와이어를 타고 정신없이 날아다녔다면 대신 일콘은 폭죽이 빵빵 터졌습니다. 원래 저는 폭죽을 별로 인좋아해서 굳이 해야하나 싶었는데 막상 폭죽이 없었던 토콘은 좀 심심하긴 하더라구요. 드론쇼도 좋긴 했는데 토콘때는 2층 중앙이라 제대로 관람했지만 일콘은 2층 사이드라 아예 안보였던게 좀 아쉬웠습니다.

4. 앵앵콜은 한정된 시간상 평소처럼 편하게 신청곡 받으면서 얘기도 많이 하고 그럴 수 없으니 골든아워처럼 사실상 정규셋리에 가까운 형식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팬이벤트도 그렇고 있잖아에 제가 꽃갈피 앨범에서 가장 좋아하눈 여름밤의 꿈까지 들을 수 있었던 일콘이 좀 더 만족스러웠습니다. 마침 일콘이 아이유의 100번째 콘서트라 댄서팀에서 이벤트도 준비했는데 이벤트도 빠르게 진행하고 마지막 한곡을 위해 달리는 모습이 눈에 보이는 성적이나 커리어를 신경쓰기 보다는 작든 크든 매순간을 소중히 생각하고 항상 최선을 다하는 아이유을 그대로 보여주는거 같아서 뭔가 짠하기도 하고 고맙기도 하고 그런 느낌이었습니다.

5. 잔디관련 이야기는 다른 글에서 많이 말씀들을 나누셨으니 굳이 여기에서까지 언급할 필요는 없을 것 같고 다음 콘서트는 어디서 진행해야 할까 고민이 될 것 같습니다. 고양(이번에 칸예가 리스닝?파티 한곳)이나 인천문학이 괜찮은 대안이 아닐까 생각이 드는데 둘 다 잔디구장이긴 하지만 일단 홈구장으로 사용하는 축구팀이 없고 고양은 1년에 한두번 정도 국대경기가 열리는 수준, 문학은 아예 국대경기가 안열려서 조율만 잘 되면 대관하는데는 큰 어려움이 없어 보입니다. 접근성이 좀 떨어지긴 하지만 어차피 상암도 이번에 가보니 딱히 접근성이 좋은 편은 아니었다는 생각도 드는데다 고양은 gtx가 곧 개통되고 문학은 고속터미널이 바로 옆에 있어서 지방분들에겐 생각보다 나쁘지 않을거 같습니다. 서울팬들은 그동안 꿀 잘빨았으니 불편한거 좀 감수해야죠 뭐

6. 처음에 봤을때는 완전 꼬맹이였는데 어느덧 훌쩍 커서 한국에서 가장 큰 공연장을 가득 채우는 위대한 가수가 되었네요. 이런 멋진 가수와 같은 시대를 살며 함께 울고 웃고 소중한 추억들을 만들 수 있다는게 참 행복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같이 늙어가며(어째 아이유는 그대로인데 저만 늙는거 같기도 하지만) 행복한 순간들 많이많이 함께했으면 좋겠습니다. 아이유애나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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