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KBO/LG] 23년 5월의 LG

비단실        작성일 05-30        조회 453     

0. 내일부터 그간의 데이터나 선발 매치업, 현재 순위나 기세 같은 온갖 예측이 모두 무의미한 롯데와의 2경기가 남았지만, 이 시리즈는 6월에도 겹쳐있는데다, 4월의 마지막, 기아한테 스윕 당하고 뭐 하지 말고 제발 좀 가만히 있으라고 그냥이라고 욕했는데 5월에는 진짜 가만히 있었던 감독 양반한테 가만히 있어줘서 고맙다는 인사도 할 겸 겸사겸사 적어봅니다.

1. 월간 성적 15승 1무 5패, 5월 한달 내내 루징 시리즈 한번 없이 보냈습니다.
가장 마음에 들었던 점은 경기당 도루 시도를 딱 절반으로 떨어뜨렸다는 점입니다.(4월 2.4->5월 1.2)
감독의 경기 개입이 기아전 스윕 이후 체감상으로도 데이터상으로도 확연히 떨어졌습니다.

염경엽 감독이 5월에 한 일 중 가장 마음에 든 점은 서건창의 말소였습니다.
공격에서 작전 빈도가 줄어들고, 서건창이 말소 된 이후 공교롭게도 수비도 안정화되면서 경기당 득점이 전월대비 0.7점(5.7->5) 정도 줄었음에도 불구하고 경기당 실점은 전월대비1점 이상 줄여서(4.7->3.6) 월간 승률 1위에 큰 공을 세웠습니다.

사실 자살 특공대 가동하던 4월에도 라인업이나 엔트리 운영은 전임 감독보다 나은 모습을 보여주긴 했었습니다.
개막 시리즈 끝나자마자 서건창, 박해민 8,9번으로 고정시켜버렸고, 작년에는 상위 타순과 하위 타순의 출전 비율이 반반이였던 문성주를 2번 붙박이로 썼죠.
그 결과 홍창기-문성주라는 출루율 1,2위 테이블 세터를 구축할 수 있었고 이는 LG가 보여주고 있는 역대급 페이스의 공격력의 첨병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게 되었죠.
그리고 자연스럽게 박해민은 리그에서 출루율이 가장 높은 9번타자 중 한명이 될 수 있엇습니다.(출루율 리그 28위, 팀내 8위)

4월과 5월이 같은 타자가 맞나 싶을 정도인 김현수도 빼지는 못해도 5번이나 6번까지 내리는 모습도 작년까지는 볼 수 없었던 모습입니다.
작년 김현수는 3번 아니면 4번으로만 선발 출장을 했었으니깐요.

이런 유연한 타순 운영 덕분인지 LG 트윈스는 올시즌 2사 이후 득점이 무려 117점이나 됩니다.
당연히 리그 1위고, 2위인 기아가 78득점인걸 감안하면 팀 역사상 최다승을 기록한 작년보다 훨씬 빠른 페이스로 승리를 쌓은건 타자들의 지분이 절대적이지 않나 싶습니다.
22년 5월 30일 시점 50경기 28승 22패
23년 5월 28일 시점 47경기 30승 1무 16패

2. 사실 지난 겨울에 염경엽 선임을 가장 반대했던 이유는 야 어차피 갈갈이 감독 데려올거면 우승 해본 감독이였어야 하지 않냐?였는데요.
두달이 지난 지금 고우석 복귀 주에 좀 무리하게 굴린거 빼면 전반적으로 불펜 관리가 작년보다 크게 나빠지지 않았습니다.
현재 LG 트윈스 불펜 중 이닝 페이스가 가장 높은 선수는 유영찬인데요, 74.2이닝 페이스로 관리가 아주 잘 되고 있다까지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너무 가는거 아니냐? 소리 하긴 힘든 페이스입니다.
이길 때마다 나오는 것 같고, 시즌 후 C등급 FA가 되서 조금 굴려도 되는(?) 함덕주의 이닝 페이스도 72.2이닝 페이스로 팀 승률 대비 관리를 잘 받고 있는 편입니다.
그 결과 현재까지 LG 트윈스의 불펜 투수 중 3연투를 경험한 투수는 한명도 없습니다.
덕분에 박명근이 박종훈에게 갈린 임찬규 꼴 될까 걱정했던 제가 바보가 된 느낌입니다만, 이런 느낌은 언제나 환영입니다.
정우영도 5월 들어 폼을 되찾고 있는 것 같고 고우석까지 돌아온다면 조금 더 여유있는 운영이 가능해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특히 5월 피OPS가 .141(피안타율 아니고 피OPS 맞습니다.)에 불과한 함덕주를 마무리로 고정 안 하고 경기 후반 상대팀 가장 강한 타선에 때려박는 운영은 5월 한달 내내 운영 잘 한 감독의 운영 중 백미였습니다.

결론은 5월의 염경엽 감독은 막말하는 거 빼고는 잘 했습니다.
막말하는거야 뭐 평생 그렇게 살아오신 것 같으니 못 고칠 테지만 경기 운영만이라도 잘 한 5월처럼 임기 끝날 때까지 잘 유지했으면 좋겠습니다.

3. 잠깐 딴 이야기 좀 해보면 뎁쓰가 좋아지다보니 트레이드 주제가 야구 없는 날이면 팬들 사이에서 화두에 오르는데 개인적으로 올해는 트레이드 없이 가지 싶습니다.
LG가 지금 필요한건 김혜성이나 특급 국내 선발밖에 없는데 김혜성이나 특급 국내 선발은 트레이드로 영입할 수 있는 덩치가 아니니깐요.

4. 마지막으로 누구인지 LG팬이라면 모를 수가 없긴 하지만 어쨌든 월간 결산이니 이달의 투수와 타자를 뽑아봅니다.

5월의 투수
임찬규 4선발 24이닝 ERA 1.13 피OPS .509 월간 war 1.31
본인의 커리어 하이 war(1.55)와 비슷한 수치를 5월 한달 동안 쌓은 임찬규가 23년 5월 팀내 최고 투수입니다.

5월 한달 10.2이닝 1승 3홀드 3세이브를 기록하며 피OPS가 .141에 불과한 함덕주가 2등입니다.

5월의 타자
박동원 .319/.395/.797/1.192 9홈런 24타점 월간 war 1.83
유강남보다 프레이밍은 떨어지지만 공격력은 업그레이드라고 영입했을 때부터 생각했는데 5월의 박동원은 그야말로 크레이지 모드였습니다.
클래식 스탯도 예쁘고 월간 war도 2위 김혜성보다 0.41 가량 높아서 무난하게 5월 MVP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만약에 월간 MVP 수상에 성공한다면 19년 페게로 이후 월간 MVP가 되는 최초의 LG 트윈스 선수가 됩니다.

타자 중 2위는 92타석에서 .457의 출루율을 기록한 홍창기입니다. 월간 OPS도 .905로 팀내 2위고 리그 수위권이지만 같은 팀에 미친 타자가 한명 있어서 티가 잘 안 나는게 함정입니다?

한줄요약-감독 양반 앞으로도 이번달처럼만 합시다. 말도 좀 곱게하면 때댕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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