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뷰is]맨유, 운명의 27라운드에서 아스널을 만나다

포형        작성일 02-27        조회 4,853     

운명의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27라운드, 상대는 전통 라이벌 아스널이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는 28일(한국시간) 올드트래포드에서 아스널과 EPL 27라운드를 치른다. 항상 리그 우승을 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였던 두 팀이지만 올 시즌은 조금 다르다.

두 팀의 승점 차이가 꽤 많이 난다. 현재 아스널은 승점 51로 3위를 기록하며 여전히 우승을 노려볼만하지만 맨유는 승점 41로 5위에 그치고 있다.

그럼에도 두 팀의 대결은 팽팽한 긴장감이 맴돌고 있다. 맨유는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이 주어지는 4위권에 진입하기 위해, 아스널은 리그 1위 레스터 시티를 추격하기 위해 반드시 승리를 거둬야만 한다.

# 판 할 감독에게 27라운드란?

판 할 감독의 맨유는 지난 시즌 리그 27라운드부터 급격한 상승세를 탔다. 앞선 26라운드까지만 하더라도 스완지 시티에게 1-2로 패하며 자존심을 구기는 등 시즌 내내 들쭉날쭉한 경기력을 선보였지만 27라운드부터 보여준 모습은 달랐다.

맨유는 선덜랜드전 2-0 완승을 시작으로 무려 6연승을 달렸다. 이 기간에는 토트넘, 리버풀, 맨체스터 시티와 같은 껄끄러운 상대도 포함돼있어, 당초 맨유가 리그 4위권을 지키지 못할 것이라는 예측도 많았다.

그러나 약팀과 강팀을 가리지 않았다. 토트넘전 3골, 리버풀전 2골, 맨시티전 4골을 터트리며 막강한 화력을 내뿜었다.

비결은 루이스 판 할 감독의 전술 변화였다. 지난 시즌 판 할 감독은 3-5-2 전형부터 4-4-2 다이아몬드 전형까지 수많은 전형을 실험해보았으나 좀처럼 최적의 전형을 찾진 못했다. 그러던 중 4-1-4-1 전형을 시도한 것이 주효했다.

해당 전형에서 11명의 맨유 선수들은 톱니바퀴처럼 맞물며 돌아갔다. 마이클 캐릭(34)이 수비수 바로 앞에서 경기를 조율했으며, 안데르 에레라(26)와 후안 마타(28)는 짧은 패스로 경기를 풀었다. 왼쪽 측면에서는 애슐리 영(31)이 달레이 블린트(26)와 환상적인 호흡을 뽐내며 날카로운 크로스를 제공했고 이를 웨인 루니(31) 혹은 마루앙 펠라이니(29)가 직접 마무리했다.

맨유와 판 할 감독이 이때의 기분 좋은 기억을 되살린다면 아스널을 꺾고 지난 시즌처럼 급격한 상승세를 탈 가능성도 없지 않다.




# ‘슬로우 스타터’ 판 할

맨유가 지난 시즌 후반기에 힘을 낸 것은 우연이 아니다. 판 할 감독은 항상 후반기에 강한 모습을 보여 왔다.

지난 1997-1998 시즌 바르셀로나를 지휘한 바 있는 판 할 감독은 시즌 초반 10위권에 맴돌며 많은 비판을 받았지만 15라운드를 기점으로 성적이 급격하게 상승하며 해당 시즌 리그 우승을 거머쥐었다.

AZ 알크마르의 지휘봉을 잡았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2005년부터 2009년까지 알크마르를 지휘한 판 할 감독은 2005-2006 시즌과 2006-2007 시즌 초반 어려움을 겪었지만, 결국 2위와 3위를 기록하며 자신의 지도력을 증명했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른 때’라고 했던가. 27라운드를 앞두고 있는 현재 리그는 막바지로 치닫고 있지만 맨유가 지금이라도 제 경기력을 되찾는다면 우승은 힘들지라도 4위권에 진입할 가능성은 충분하다.


# 상반된 부상자 명단

두 팀은 경기를 앞두고 상반된 부상자 명단을 받아들었다. 갈 길이 바쁜 맨유는 부상자에 발목을 붙잡혔다. 이미 루크 쇼(21)·안토니오 발렌시아(31)·마테오 다르미안(27)·영 등이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가운데 최근 다비드 데헤아(26)·안토니 마샬(21)·루니까지 추가됐다.

반면 매 시즌 부상에 신음했던 아스널은 비교적 부상자가 많지 않은 편이다. 토마스 로시츠키(36)·미켈 아르테타(34)가 여전히 부상 중이지만 최근 알렉시스 산체스(28)·대니 웰백(26)·프란시스 코클랭(26)이 돌아와 최정예에 가까운 전력을 꾸리고 있다.

맨유는 경기 전부터 큰 부담을 안고 있는 셈이다. 또 한 번 마커스 래쉬포드(19) 등과 같은 어린 선수들의 활약에 기대를 걸어야 할 수 밖에 없다. 반대로 아스널은 부상자로 생긴 맨유의 빈틈을 집요하게 파고들어야 한다.



# 데파이 vs 산체스

양 팀 왼쪽 측면 공격수들의 대결이다. 지금까지 활약만 두고 본다면 멤피스 데파이(22)는 산체스의 상대가 될 수 없다. 그러나 현재 상황은 조금 다르다.

맨유 이적 후 부진에 시달리던 데파이는 모처럼 상승세를 타고 있다. 비교적 약팀이긴 하지만 지난 미트윌란과의 유로파리그 32강 1,2차전에서 모두 득점을 터트리며 자신감을 회복했다.

데파이의 활약은 맨유에게 그나마 위안거리가 되고 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주축 공격수 루니·마샬의 출전 불투명한 가운데 데파이는 맨유의 공격을 이끌 유일한 선수나 다름없다. 난세에 영웅이 나오듯 데파이가 위기에 빠진 맨유를 구한다면 그를 향한 비난 여론도 어느 정도 잠재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산체스의 분위기는 썩 좋지 않다. 지난 달 첼시를 상대로 복귀전을 치른 산체스는 준수한 경기력을 보여주고는 있지만 지난 시즌에 비하면 아쉬움이 남는다.

올 시즌 리그에서 6골을 기록하고 있으나 부상 복귀 이후에는 단 1골밖에 올리지 못했다. 지난 24일 친정팀 바르셀로나와의 경기에서도 침묵하며 자존심을 구긴 상황.

다른 공격 자원들의 분위기도 좋지 않다. 최전방 공격수 올리비에 지루(31)는 최근 8경기 연속 무득점이며 메수트 외질(28)의 활약도 시즌 초반만 못하다. 아스널이 또 한 번 뒷심 부족으로 우승을 놓치지 않기 위해서는 ‘에이스’ 산체스의 더 많은 활약은 필수적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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