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축구] 자신의 블로그에서 황선홍 감독을 극딜한 데얀
취운 작성일 09-07 조회 343
https://m.blog.naver.com/PostView.naver?blogId=dejan0727&logNo=223204712476&proxyReferer=https:%2F%2Fm.sports.naver.com%2Fkfootball%2Findex
K리그 최고의 외국인 선수 중 한 명이었던 데얀의 블로그에 조금 전 글이 올라왔는데요.
돌아오지 못할 다리를 건넜던 이유라는 제목으로
서울에서 수원에서 이적했던 과정에 대해 긴 글을 남겼습니다.
역시나 황선홍 감독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감정을 확실하게 드러냈는데요,
다른 부분까지 모두 읽어보시면 좋겠지만 그중에서 황선홍 감독을 언급한 부분 가져와 봅니다.
가장 어려웠던 감독
현역 시절 가장 힘들었던 지도자는 역시 황선홍 감독이다. 한국에서 그는 최고의 스트라이커였다. 월드컵에 세번이나 출전했던 레전드다. 나도 스트라이커이기 때문에 부임 전에 기대가 컸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가장 힘들었던 지도자로 남고 말았다. 축구적으로는 아이디어가 좋았지만, 선수단 관리 능력이 빵점이었다.
무엇보다 본인이 FC서울의 모든 것을 바꿀 수 있다고 믿었다. 그건 큰 실수였다. FC서울은 개인의 소유물이 아니다. 오랜 시간에 걸쳐 자리 잡은 승리의 문화는 구단 운영에 매우 중요한 요소였다. 선수든 감독이든 누구 한 사람에 의해 좌우될 수 없다. 황 감독은 FC서울을 개인의 팀처럼 대했다. 감독이 떠난 지 5년이 흘렀는데도 팀은 여전히 원래 자리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혼란의 시작
2016년 최용수 감독은 나와 함께 서울을 챔피언으로 다시 만들자고 말했다. 중국 생활을 정리하고 복귀했더니 감독이 갑자기 떠났다. 선수들도 그런 식으로 떠나기에 이해는 하지만, 나와 한 마디 상의도 없이 떠나서 당황스러웠다. 그리곤 근사한 이력을 갖춘 황선홍 감독이 왔다.
훈련 첫날부터 고난이 시작되었다. 황 감독은 선후배, 내외국인 모두를 동일선상에서 대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때 팀에는 오스마르, 아드리아노, 다카하기 그리고 내가 있었다. 모두 팀의 핵심이었고, 실제 경기에서 영향력이 컸다. 현실적으로 그런 부분은 존중되어야 한다. 한국 선수들도 각자 개성이 있다. 지도자는 선수마다 다르게 접근해야 한다. 황 감독은 그런 부분을 전혀 인정하지 않았다.
황 감독은 일본 J리그, 월드컵 등 국제 경험이 풍부한 지도자다. 그래서 외국인 선수들과 의사소통에 문제가 있다는 점이 더 놀라웠다. 황 감독은 오자마자 팀의 주축이었던 외국인 선수들을 공격했다. 서울은 외국인 선수를 오랫동안 바꾸지 않았던 거의 유일한 구단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왜 외국인들이 팀의 문제라고 지적받아야 했던 걸까?
그는 자신보다 선수들이 돋보이는 상황을 견디지 못하는 것 같았다. 그때 우리는 성적이 잘 나왔고 특히 외국인 선수들의 인기가 좋았다. 우리는 경기에서 중심적 역할을 하고, 경기장 밖에서는 항상 웃는 얼굴로 팬들을 대했고, 언론 인터뷰도 열심히 소화했다. 구단이 우리에게 비싼 연봉을 지급하는 이유였다. 감독은 그런 상황을 참지 못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감독과 나는 계속해서 부딪혔다. 내 직설적인 화법도 도움이 되지 않았다. 그러다가 내가 A매치 휴식기 후 복귀일을 어겨서 중징계를 받았다. 그때 나는 몬테네그로에 있던 가족을 볼 생각으로 휴가를 2~3일정도 더 달라고 요청했다. 물론 감독은 거절했다.
나는 그걸 무시한 채 집으로 날아갔다. 팀 전체를 생각해서 큰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뭐든지 감독 마음대로 할 수 없다는 메시지도 주고 싶었다. 내가 훈련에 지각했다는 소문은 잘못 알려졌다. 설사 누군가 지각했다고 해도 최용수 감독 시절에는 선수들에게 한턱내거나 회식비를 보태는 정도로 넘어갔다.
나는 구단과 함께 많은 우승을 했고 골도 많이 넣었다. 오스마르는 내가 만났던 선수 중에서 가장 프로페셔널한 친구였다. 클럽 레전드인 아디까지 날렸다. 팀의 주축이란 경기뿐 아니라 라커룸에서도 중요한 존재다. 지난 10년간 FC서울이 어떻게 노력했고, 어떻게 행동했고, 어떻게 구단의 문화를 이해하는지를 알고 있는 선수들이다. 서울에는 긴 시간에 걸쳐 쌓인 문화가 있었다.
지금 기성용을 보라. 전성기가 지났어도 그는 FC서울의 심장이다. 오스마르도 팀에서 중심을 잡는다. 두 사람은 팀 내에서 의사소통이 돌아가게해주는 정말 중요한 역할을 한다. 황 감독은 다카하기도 K리그에서 뛰지 못할 실력이라고 폄하했다. 일본으로 돌아간 다카하기는 국가대표로 활약했다.
그런데 갑자기 한 사람이 와서 모든 걸 부정했다. 아무리 스타 출신 감독이라도 한 구단에서 오랜 시간에 걸쳐 자리 잡은 문화를 부정하는 건 옳지 않다. 당시 FC서울은 좋은 팀이었다. 운전석에서 핸들만 잡으면 리그 최고의 감독이 될 수 있는데, 황 감독은 모든 걸 부정하면서 바꾸려고 했다. 그리곤 2018년 4월에 경질되었다. 최용수 감독이 돌아오지 않았다면 팀은 강등되었을지도 모른다. 리그 챔피언을 1년만에 그렇게 만들다니 믿을 수가 없었다.
나는 FC서울을 제 2의 집으로 여긴다. 내 집이 한 사람에 의해 부서지는 것 같아서 너무 화가 났다. 나는 매일 감독과 싸웠다. 그러지 말라, 그렇게 하면 안 된다는 식으로 매번 부딪혔다. 시간이 흘러 결과적으로 황 감독과 나는 둘 다 이기지 못했다. 황 감독은 팀을 망가트린 채 사임했고, 2017 시즌 나는 팀에서 제일 많은 22골을 넣고도 버림을 당했다. 개죽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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