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겨울’ 그라운드와 이별을 준비하는 이승엽
신궁윤성 작성일 12-13 조회 4,270
이승엽이 마지막을 준비하고 있다.
'국민타자' 이승엽(삼성 라이온즈)은 어느 때보다 바쁜 겨울을 보내고 있다. 올시즌 한일 통산 600홈런의 대기록을 달성한 이승엽은 연말 시상식에 빠짐 없이 부름을 받고 있다.
이승엽은 12월 12일 열린 두 시상식에서도 모두 상을 받았다. 일구상 시상식에서는 현역 선수로서는 최초로 일구대상을 수상했고 카스포인트 어워즈 시상식에서는 '올해의 카스모멘트 상'을 받았다. 이승엽의 '선수로서 마지막 겨울'은 어느 때보다 화려하다.
이승엽은 다음시즌을 끝으로 은퇴한다. 올시즌 만 40세 나이로 타율 0.303, 27홈런 118타점 맹타를 휘두른 만큼 '아쉽다'는 의견이 많지만 이승엽의 은퇴 의지는 확고하다. 이승엽은 "좋은 모습으로 떠나고 싶다"며 "좋은 모습으로 떠나야 나중에 '이승엽이라는 선수가 정말 야구를 잘했구나'하지 않겠나. 이제는 떠날 때가 됐다"고 말했다.
이승엽은 "자신과의 약속이다"고 말했다. 사실 한국프로야구는 '레전드'와의 멋진 이별보다 아쉬운 이별이 많았다. 쇠퇴한 기량에도 불구하고 현역 연장 의지를 포기하지 못한 선수들과 '팀 사정' 선수와 이별을 서두르는 구단들은 서로 상처를 남기는 경우가 잦았다. 이승엽은 "마무리가 좋지 못한 선배들이 많았다"며 "'이승엽은 그렇게 되지 말자'는 자신과의 약속이다"고 말했다.
이승엽은 프로야구 선수로서의 마지막 시즌에 대해 "편하게 뛰고 싶다"는 소망을 밝혔다. "하고싶은 것을 다 해보고 싶다. 그래야 홀가분하게 떠날 수 있다.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는 것이 프로로서 당연한 일이지만 내년에는 마음 편하게 하고싶다. 부담감은 이제 주인공인 후배들이 가져야 할 때다". 이승엽은 마지막 한 해 만큼은 원없이 즐기는 야구를 원하고 있다. 하지만 타고난 승부사인 이승엽은 "물론 시즌에 들어가면 못치면 화나고 지면 속상할 것이다"고 웃었다.
한국프로야구 역사상 가장 위대한 타자이자 살아있는 전설인 이승엽이지만 마지막 모습에 대한 희망은 소박했다. 이승엽은 최근 메이저리그의 트렌드로 자리잡은 '은퇴 투어'에 대해 "거기까지는 생각을 못해봤다"며 "단지 마지막에는 박수를 받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든다. (각 구단과의 마지막 원정시리즈에서)경기가 끝난 뒤에 나가서 팬들에게 인사를 할 수 있는, 그 정도는 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은퇴식에 대해서는 "최고의 은퇴식이 됐으면 한다. 그 날 만큼은 (선수로서)화려했으면 한다. 하지만 너무 아쉽기 때문에 눈물도 날 것 같다. 팬들과 웃으며 잘 마무리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겠다"고 언급했다.
누구보다 화려한 '스타의 길'을 걸어온 이승엽은 후배들에게 뼈있는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삼성은 최형우(KIA 타이거즈)의 이탈로 전력 약화를 피할 수 없게 됐다. 이승엽은 팀의 어린 후배들에게 "실망하지 마라. 기회가 더 빨리 왔다는 생각으로, 이 기회를 놓치면 영원히 다음이 없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한다면 다시 안 올 좋은 기회다"고 말했다. 최근 야구계는 각종 사건사고로 홍역을 치렀다. KBO리그에서 뛰는 선수들 뿐 아니라 해외파 선수들까지 사고를 일으켰다. 이승엽은 "선수들이 야구하기 좋아지고 있다. 하지만 그만큼 책임감도 더 느껴야 한다. 좋은 대우에는 그만한 책임이 따른다. 항상 누군가는 지켜보고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승엽은 항상 최고였지만 겸손했고 '익을수록' 고개를 숙였다. 지난해 KBO리그 통산 400홈런을 달성한 후에는 "팀을 오래 떠나있었고 '잊혀진 존재'였던 내가 후배들의 스포트라이트를 뺏는 것 같아 미안하다"고 소감을 밝혔고 400홈런의 '희생양'이 된 구승민(상무)에게는 "미안하고 고맙다. 비운의 투수가 되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올시즌 올스타전에서는 "팬들의 사랑에 정말 감사하지만 올해가 마지막이었으면 한다. 후배들이 많이 나와야 한다. 내가 계속 나오는 것은 후배들에게 미안하다"고 말했다. 현역 마지막 시즌만을 앞둔 지금도 이승엽은 "너무 오래 있었다. 내가 빠져줘야 어린 선수들이 올라오는 계기가 된다"고 한결같은 모습을 보였다.
1995년 데뷔해 22년간 쉼없이 달려온 '라이온킹'은 이제 화려한 여정에 마침표를 찍는 마지막 한 걸음만을 남겨두고 있다. '야구 선수 이승엽'과 함께하는 마지막 겨울이 깊어가고 있다.(사진=이승엽/뉴스엔DB)
▲이승엽 일문일답
-보통 선수들은 기량이 되는 한 길게 선수생활을 하고싶어 하는데, 은퇴를 결정한 이유는?
언젠가는 기량이 떨어질 것이다. 내년에 자신은 있다. 자신은 있지만 마음먹은대로 다 되는 것이 아니지 않나. 그럴 때를 대비해야하고 좋은 모습으로 떠나야 '이승엽이라는 선수가 정말 야구를 잘했구나' 하는 인상을 남기지 않겠나. 또 내가 빠져줘야 어린 선수들이 올라오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싶다. 너무 오래 있지 않았나 싶다. 이제는 떠나야 할 때가 됐다. 적당한 때다. 많이 아쉽고 평생 선수를 했으면 좋겠지만 그럴수는 없다.
-4번타자가 팀을 옮겨서 팀에 다른 홈런타자가 없다. 부담은 없나?
부담은 내가 갖는게 아니다. 나는 경험이 많기 때문에 대처할 수 있는 능력도, 마음가짐도 있다. 하지만 어린 선수들이 걱정이다. 이 어려움을 극복하고 풀어내야 하는데, 내가 도와주는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 어린 선수들도 실망할 것이 아니라 기회가 더 빨리왔다는 생각으로, 이 기회를 놓치면 영원히 다음이 없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한다면 다시 안올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전력은 약해지겠지만 어린 선수들에게 부정적으로 볼 필요만은 없다는 것을 말해주고 싶다. 프로선수기 때문에 어떤 상황에서도 야구장에서 결과를 내야한다. 그게 프로다. 올해 내가 맡은 역할이 80%였다면 내년에는 더 해야한다.
-개막전 1루수, 감독과 이야기는 했나?
아니다. 내 생각일 뿐이다. 하지만 준비는 하고싶다. 내년에는 많이 나가고 싶다. 그래야 홀가분하게 떠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한국에서는 은퇴 시점을 정해두고 뛴 선수가 많지 않았다. 마무리가 좋지 못한 선배들이 많았다. '이승엽은 그렇게는 되지 말자'는 자신과의 약속이다. 되도록이면 내년에는 단순한 퍼포먼스가 아니라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물론 말처럼 되지 않을 수도 있다. 힘이 들고 많이 (경기에)나가지 못할 수도 있다. 마음의 준비는 하겠다.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는 것이 프로선수로서 당연한 것이지만 내년에는 조금 더 마음 편하게 하고싶다. 물론 시즌에 돌입하면 못치면 화나고 지면 속상하고 할 것이지만 지금은 조금 더 편한 마음으로 하고싶다는 생각이다. 이제는 주인공인 후배들이 더 부담감을 가져야 할 때다.
-지역별 마지막 원정(은퇴투어)에 대한 그림은 그려봤나?
아직 거기까지는 생각 못했는데, 마지막에는 박수를 받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든다. 경기 끝난 뒤에 나가서 팬들에게 인사를 할 수 있는 그 정도는 했으면 한다.
-요즘은 해외진출에 대한 길이 많이 열려있는 편이다. '요즘 시대에 야구를 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은 없나?
그런 생각은 없다. 다만 선수들이 야구하기 좋아지고 있다는 생각은 든다. 부럽기도 하지만 그만큼 선수들이 책임감도 더 느껴야 한다고 생각한다. 좋은 대우를 받는 것에는 그만한 책임이 따른다는 것을 알고 항상 누군가는 지켜보고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았으면 한다.
-일본에서 함께 뛴 선수들이 성대한 은퇴식과 함께 떠났다. '이승엽이 그리는 은퇴식' 모습이 있다면?
최고의 은퇴식이 됐으면 좋겠다. 그날만큼은 화려했으면 좋겠다. 하지만 너무 아쉽기 때문에 눈물도 날 것 같다. 1년이 남았으니 여러가지 생각을 해보겠다. 팬들과 웃으면서 잘 마무리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겠다. 구단에서 잘 해주지 않을까 싶다.
-KIA로 이적한 최형우에게 이야기 한 것이 있나?
없다. 차우찬은 어떻게 됐나? 삼성에 남으라고 전해달라. 아직 실낱같은 희망은 있지않나. 마지막 1년인데 선배한테 노인대우 한 번 해줘야하지 않겠나(웃음).
-대구 시민운동장에 가볼 계획이 있나?
없다. 시민구장 마지막 경기를 아파서 못 뛰었다. 그 당시에는 아쉬웠는데 워낙 새 구장이 좋다보니 예전 구장은 잊어버렸다(웃음). 지금 구장에 너무 만족한다.
[53766] 국내 농구 분석 | 배곱하 | 12-15 | 4831 |
[53765] 국내경기 분석 입니다. | 한스결이 | 12-15 | 4317 |
[53764] 12월15일 KBL kcc vs 오리온/ 우리은행vs 신한은행 분석 | 데블스 | 12-15 | 4916 |
[53763] 12/15 여자배구, 여자농구 분석 | 난폭 | 12-15 | 4956 |
[53762] 12월15일배구 KOVO 2경기 조합 경기입니다 | 환사 | 12-15 | 4571 |
[53761] nba | 토토혁명 | 12-15 | 4428 |
[53760] 15일 새축 | 나랑너랑 | 12-15 | 4197 |
[53759] 12월14일 여자농구 ( KB스타즈 VS 삼성생명 ) 참고하시길 바래요 | 신혜인 | 12-14 | 4361 |
[53758] 12월 14일 KBL 인천전자랜드 vs 울산모비스 | 꽁냥꽁냥 | 12-14 | 4465 |
[53757] 창원엘지VS서울SK 남자농구분석입니다 | 요조숙녀 | 12-14 | 4475 |
[53756] 전북 현대 가시기전 분석글 참고들 하세여 | 골마애 | 12-14 | 4234 |
[53755] 12월14일 배구 분석글입니다 | 카토렐라 | 12-14 | 4349 |
[53754] 레스터시티 플핸 각이네 [2] | 비밀담보 | 12-14 | 4049 |
[53753] 숨은 일꾼 오세근, KGC 상승세 견인 | 퓰퓰 | 12-13 | 4433 |
[53752] ‘마지막 겨울’ 그라운드와 이별을 준비하는 이승엽 [1] | 신궁윤성 | 12-13 | 4271 |
[53751] 오늘 여자배구는 | LoKi | 12-13 | 4436 |
[53750] 포들랜드 클리스퍼 핸디 [1] | 소림 | 12-13 | 4227 |
[53749] 비야레알 꼬마 [3] | 갤스족 | 12-12 | 4691 |
[53748] 발톱 숨긴 사자 모비스, “양동근 이종현 복귀까지만...” | 알럽유 | 12-12 | 5139 |
[53747] 두산, '노히터' 보우덴과 재계약 성공 '연봉 110만$' | 짜증만10프로 | 12-12 | 4324 |
[53746] SK, 좌완 스캇 다이아몬드 '총액 60만달러' 영입.. 외인구성 완료 | 꽃띠 | 12-12 | 4446 |
[53745] 신한 대 덕배 | 소주한잔 | 12-12 | 4127 |
[53744] 곧 시작할 브라질리그 [2] | 들이대고보자 | 12-12 | 4128 |
[53743] 오늘 첼시 | 우후죽순 | 12-11 | 4740 |
[53742] '최형우 이적-이승엽 은퇴' 거포 잃은 삼성, 해법은 발야구 [1] | 메이구어 | 12-11 | 4349 |
[53741] '또 극장골' 라모스, 신기록 이상을 안겨준 '구세주' | 아이유이글스 | 12-11 | 4645 |
[53740] 프로농구 인삼공사, 외국인 선수 블레이클리 영입 | 새벽파괴자 | 12-11 | 4318 |
[53739] 로드fc | 잠월 | 12-10 | 4330 |
[53738] 1210 축구 | 빅토리아 | 12-10 | 4433 |
[53737] 양현종 기아 잔류한다던데 | 직이슈 | 12-10 | 4036 |
[53736] 느바픽~~~~ | 띵동울려라 | 12-10 | 4499 |
[53735] ‘양현종 결정 임박’ KIA, FA 역사상 최대 지출? [1] | 실패 | 12-10 | 4635 |
[53734] 와 말라가 마지막 진짜 뭐냐 [1] | 향수 | 12-10 | 4072 |
[53733] 새축 | 섭씨백도 | 12-09 | 4197 |
[53732] 모비스 오늘 사고 안치려나요?? | 리갈하이 | 12-09 | 4394 |
댓글 1 개
전설의 마지막해가 쓸쓸하지 않길~~삼성화이팅!!!!
12-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