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의 행복한 고민 '에이스 허프 대신 누굴 빼지?'

김두한        작성일 05-08        조회 4,898     

최근 잘나가는 LG 트윈스의 양상문(56) 감독이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LG는 지난 주말 서울라이벌 두산 베어스와의 어린이날 주말 3연전 시리즈를 스윕하는 기쁨을 누렸다. LG가 두산과의 3연전을 싹쓸이한 것은 2012년 5월 이후 5년 만이었다. 특히 어린이날 시리즈를 모두 이긴 것은 2008년 이후 무려 9년 만이기도 했다. LG로선 구단 역사에 남을만란 성과이기도 했다.

최근 5연승을 기록 중인 LG는 9일 현재 20승12패 승률 6할2푼5리를 기록, 단독 3위로 올라섰다. 선두 KIA 타이거즈(23승9패)에 3경기차, 2위 NC 다이노스(20승1무11패)에는 겨우 반 경기차 뒤지고 있다. 시즌 초반 확실히 ‘3강’을 구축했다는 평가까지 받고 있다.

LG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사실 따로 있다. 지금도 이미 잘하고 있지만 앞으로 돌아올 전력이 만만치 않다. LG가 가장 기다리고 있는 주인공은 ‘에이스’ 데이비드 허프(33)다. 허프는 시즌 개막 전 스트레칭을 하다 무릎 인대를 다쳐 개막 엔트리에서 빠졌다. LG도 굳이 허프를 무리시키지 않고 컨디션이 100% 올라올 때까지 충분히 기다리는 중이다.

현재 허프의 복귀 준비는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지난 3일 SK 와이번스와의 퓨처스리그 경기에 첫 실전 등판해 3이닝을 무안타 무사사구 무실점으로 막았다. 삼진은 2개를 잡았다. 최고구속 146km를 찍었다.

이어 7일 두 번째 실전 등판에 나섰다. 상대는 퓨처스리그 경찰청이었다. 양상문 감독도 허프의 몸상태를 보기 위해 직접 이천 LG 챔피언스파크를 찾았다. 결과는 역시 만족스러웠다. 3이닝 동안 60개의 공을 던지며 1안타 1사사구 무실점으로 막았다, 최고구속도 첫 등판과 마찬가지로 146km까지 나왔다.

양상문 감독도 만족감을 감추지 못했다. 양상문 감독은 “볼에 힘이 있었고 전반적으로 괜찮았다”며 “본인 및 투수코치와 상의해 선발 등판일을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허프의 1군 복귀를 사실상 예고한 셈이다.

그런데 고민이 있다. 과연 선발 로테이션에서 누구를 빼야 할 것인가다. LG는 허프가 없는 가운데서도 선발진이 완벽하게 돌아가고 있다. 류제국(34), 헨리 소사(32), 차우찬(30), 임찬규(25)가 1∼4선발 역할을 했고 2년 차 신예 김대현(20)도 5선발로 제 몫을 했다.

양상문 감독은 ”선발 투수를 6명 돌릴 생각은 없다“고 못을 박은 상태다. 기존 선발 중 한 명은 불펜으로 내려가야 한다. 현재로선 가장 경력이 짧은 김대현이 유력하다. 하지만 팀 내부에선 김대현을 계속 선발투수로 키워야 한다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양상문 감독도 누구를 선발에서 내릴지 확실히 결정하지 못한 상황이다.

마무리도 마찬가지다. 지난 시즌 LG의 마무리를 맡았던 마무리 임정우(26)가 조만간 돌아온다. 오른 어깨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던 임정우는 현재 재활 막바지에 접어들었다. 빠르면 5월 중순이면 복귀가 가능할 전망이다.

하지만 양상문 감독은 ”임정우가 돌아오더라도 곧바로 마무리를 맡기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소 한 달은 중간계투로 활용한 뒤 마무리 복귀를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이유는 현재 마무리를 맡고 있는 신정락(30) 때문이다. 신정락은 올시즌 벌써 7세이브를 거두며 마무리 공백을 훌륭히 메웠다. 오히려 안정감 면에서 임정우 보다 낫다는 평가까지 받고 있다. LG는 임정우가 돌아와도 누구를 마무리로 선택할지 원점에서 고민해야 한다.

LG는 올시즌 팀 평균자책점이 2.78로 10개 구단 가운데 1위를 달리고 있다. 여기에 허프와 임정우까지 가세하면 마운드의 높이가 얼마나 더 높아질지는 아무도 모를 일이다. 시즌 중반 LG를 더욱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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