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노수광, 친정에 베풀 자비란 없다
자연과함께 작성일 09-19 조회 5,548
SK의 외야수 노수광(27)이 결정적인 안타 한 방으로 순식간에 영웅으로 거듭났다. 친정 KIA를 상대로 그는 오히려 이를 악물었다.
SK는 19일 오후 6시30분 광주 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와의 경기에서 7-4 승리를 챙겼다. 이로써 SK는 2연패에서 벗어나며 리그 5위 자리를 지켜냈다.
이날 경기의 승부처는 역시 7회초였다. SK는 6회말까지 3-1로 앞서고 있었지만 2점차는 상대적으로 헐거운 편인 불펜진을 감안한다면 결코 안심할 수 없는 격차였다.
하지만 SK 타선은 7회에만 4득점에 성공하며 사실상 승기를 굳힐 수 있었다. 그 중심에는 노수광이 있었다. 이날 1번 타자 겸 우익수로 선발 출전한 노수광은 5타수 1안타 1득점 3타점을 기록했다.
이날 SK 선발라인업에서 유일한 좌타자였던 노수광은 2-1로 앞선 2회 1사 2,3루에서 KIA 양현종을 상대로 2루수 땅볼로 첫 타점을 올렸다. 상대 선발이 에이스 양현종임을 감안한다면 이는 단비와도 같은 진루타였다.
하이라이트는 7회초였다. 4-1로 앞선 7회초 무사 2,3루에서 타석에 들어선 노수광은 KIA의 두 번째 투수 좌완 고효준을 상대했다. KIA는 양현종의 투구수가 한계치에 달했고, 노수광이 좌타자라는 사실을 의식해 추가 실점을 막고자 좌타자에 강했던 고효준을 꺼내든 것.
하지만 노수광은 보란 듯이 KIA의 작전을 무위로 돌렸다. 노수광은 고효준의 초구를 노려 그대로 우익수 앞에 떨어지는 2타점 적시타를 뽑아냈다. 물론 장타는 아니었다. 2루 주자가 발 빠른 주자인 조용호였기에 가능했던 싹쓸이 적시타였던 것. 그러나 문자 그대로 정말 팀이 필요로 했던 순간에 터져 나온 적시타였다. 사실상 KIA의 추격 의지가 꺾인 순간이기도 했다.
이날 경기를 통틀어 노수광은 단 한 차례의 안타만을 때려내는 데 그쳤지만, 이는 SK에게 천금보다도 값진 안타였다. 지난 4월 트레이드가 결정된 후, 김기태 감독에게 큰 절까지 올렸을 정도로 KIA라는 팀에 강한 애착을 보였던 노수광. 그러나 이제는 그 색채가 점점 옅어지고 어느새 SK맨이 되어가는 그다. 자비를 몰랐던 그는 시즌 종반 친정 KIA에 비수가 돼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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