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끝낸다' 현대건설 vs '남은 자존심' IBK기업은행

초행99        작성일 03-21        조회 4,110     

'끝날 것인가?, 아니면 계속 이어질 것인가?'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 3차전이 21일 오후 7시 수원체육관에서 열린다. 현재까지 판세는 현대건설의 절대우위다. 화성 원정길에서 2연승을 챙겼다. 그것도 2경기 모두 3-0 완승이었다. 오늘 마저 승리로 장식한다면 대망의 우승 위업을 이룬다.

반면 디펜딩 챔피언 IBK기업은행은 벼랑 끝에 섰다. 한 세트도 잡지 못한 챔피언결정전은 자존심이 허락지 않는다. 오늘을 시작으로 대반전을 이루겠다는 각오다.

챔프전이 2차전까지 싱거웠던 이유는 기업은행의 원투펀치 부상이 가장 큰 이유였다. 리즈 맥마혼이 손가락 골절 부상 이후 더딘 회복으로 출전하지 못했고, 주포 김희진 역시 복귀는 했지만 아직 폼이 올라오지 않았다.

맥마혼은 18일 손가락에 삽입했던 핀을 제거할 예정이었으나 80%만 아물어 다시 깁스를 했다. 남은 챔프전 출전은 불가능한 상태. 하지만 기업은행은 희망이 보이기 시작했다. 김희진이 2차전 3세트에서 올라오는 모습을 보인 때문이다.

기업은행은 현대건설과의 6라운드 맞대결에서 김희진과 맥마혼이 빠졌지만 3-2로 승리하며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지은 바 있다. 당시 절박함은 선수들의 투혼을 깨웠다. 오늘도 상황은 비슷하다. 김희진까지 회복한 상황이라 수비라인만 안정된다면 이전 2경기와 다른 경기력을 기대할 수 있다.

맥마혼이 전후위 공격과 사이드 블로킹에서 활약했다면 김희진은 강한 서브와 센터 블로킹을 담당하며 팀의 키플레이어 역할을 이어왔다. 더구나 그간 공격점유율이 적었던 박정아가 팀내 최고화력을 뽐내며 맥마혼의 점유율을 소화하고 있는 상황. 따라서 기업은행은 2점 이내 혼전에서의 범실을 줄인다면 충분히 접전을 펼칠 수 있다.

이에 맞서는 현대건설은 수원 홈에서 샴페인을 터뜨리겠다는 야심찬 계획이다. 노련한 김세영과 한유미가 중심을 잡아주고 있고, 주장 양효진과 라이트 황연주도 종횡무진 활약하고 있다. 에밀리 하통의 공수 활약은 팀의 밑거름이다.

무엇보다 현대건설은 염혜선 세터의 안정된 토스가 팀 경기력을 지탱하고 있다. 지난 시즌 성장에 이어 올 시즌 초반 더 발전했다는 전문가들의 평을 들었던 염혜선은 플레이오프와 챔피언결정전 4경기에서 커리어하이를 찍었다는 것이 배구계의 공통된 평가다.

볼 배분과 토스 높이, 상대 센터 블로킹을 따돌리는 능력, 키가 작은 상대 블로커를 겨냥한 토스까지 잘 이뤄지고 있다.

오늘 역시 분위기는 현대건설이 쥐고 경기에 나선다. 특히 오늘 이기면 끝이 나는 만큼 서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기업은행은 1세트 집중력이 중요하다. 심적인 안정을 갖고 경기를 펼치기 위해서는 1세트를 잡아야 한다.

춘분이 지나고 날씨도 따듯해졌다. 더불어 올 시즌 겨울스포츠의 왕좌들이 서서히 가려지고 있다. 여자배구 챔피언의 자리 또한 윤곽이 드러나고 있는 가운데 과연 오늘 주인공이 결정될 것인지, 아니면 승부가 더욱 뜨거워질 것인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오늘 저녁 만큼은 현대건설과 기업은행의 3차전에 주목할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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