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돌풍 찻잔 속의 태풍이 아니었다

쿠거        작성일 04-15        조회 4,421     

[스포츠서울 박현진기자] 프로야구 막내구단인 kt 위즈의 돌풍이 심상치가 않다.

kt는 14일 현재 시즌 초반 12경기에서 7승5패로 SK와 함께 공동 2위에 올라있다. 1위인 두산과는 불과 1경기 차에 불과하다. 창단 첫 해였던 지난 해 개막 11연패에 허덕이며 힘겹게 시즌을 출발했던 것과 비교하면 그야말로 상전벽해와 같은 변화다.

kt가 10승 1무 5패 승률 0.667의 승률로 시범경기를 2위로 마쳤을 때까지만 해도 kt 돌풍은 찻잔 속의 태풍에 불과할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NC, 두산, 한화 등 우승권 전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은 팀들은 물론 롯데, LG, SK 등 다크호스 그룹이 모두 kt보다 아래에 있었기 때문이다. 탐색전 단계를 넘어서 본격 레이스가 시작되면 가용선수 층이 얇은 신생팀의 한계가 드러날 수 밖에 없다는 관측이었다.

그러나 시범경기 막바지에 5연승을 거둔 기세는 쉽게 사그라들지 않았다.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연패가 거의 없이 끈끈하게 버티고 있다. 개막 이후 삼성과의 3연전에서 딱 한 차례 연패를 당했을 뿐이다. 쉽게 무너지지 않는 팀 컬러를 구축했으니 두어번 연승 바람을 타면 당분간 선두권에서 경쟁을 펼칠 수도 있을 정도다. 든든한 마운드의 힘이 돌풍의 원동력이다. kt는 시범경기때 팀 방어율 3.87로 삼성(3.74)에 이어 2위에 올랐는데 개막 이후 12경기에서도 팀 방어율 3.87로 롯데(3.79)에 이어 이 부문 2위를 달리고 있다. 시범경기 성적이 결코 우연이 아니었다는 얘기다.

선발진과 불펜진이 고르게 균형을 이루고 있다. 일단 외국인 투수들이 선발진의 중심축 구실을 톡톡히 해주고 있다. 슈가레이 마리몬과 요한 피노는 2승씩을 챙겼다. 피노의 방어율은 5.40으로 다소 높은 편이지만 타선의 지원 속에 ‘승리의 파랑새’로 자리잡았고 마리몬은 방어율 2.77로 안정된 모습이다. 트래비스 밴와트는 1승 1패를 기록했지만 방어율은 2.61로 선발 투수들 가운데 가장 좋다. 일단 세 외국인투수들이 모두 연착륙하는 분위기다. 정대현, 엄상백, 정성곤 등 젊은 선발진들도 꾸준한 기회를 보장받으며 선발 수업을 쌓고 있다. 가장 먼저 페이스가 떨어진 정성곤을 대신해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한 주권도 kt 마운드의 미래를 밝힐 기대주다. 불펜진에도 가용자원이 넘쳐난다. 프리미어12 대표로도 뛰었던 조무근을 2군으로 내려보냈지만 장시환, 김재윤, 고영표, 심재민, 홍성용 등이 지키는 뒷문은 든든했다.

팀 타율 0.260으로 7위에 올라있는 타격은 마운드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세를 보였지만 찬찬히 들여다보면 경쟁력은 충분하다. kt의 팀 득점은 61점으로 5위에 올라있고 팀 타점은 59점으로 두산(65점), 롯데(61점)에 이어 3위다. 안타수는 적었지만 그만큼 효율적인 공격으로 누상의 주자들을 불러들였다는 얘기다. 팀 홈런에서도 두산(14개)과 함께 공동 선두를 달리고 있다. 타선의 폭발력에서는 어느 팀과 견줘도 부족함이 없다고 볼 수 있다.

과연 kt 돌풍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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